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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랑니와의 최종 이별 기록

사랑니 고통에 대한 얘기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별나라의 이야긴줄 알았다. 완전 매복이어서 존재 자체도 안느껴지고 이전 치과에서도 전혀 언급조차 안했기 때문에… 그러나 3,4년 전부터 스멀스멀 잇몸을 뚫고 머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물론 이때 조차도 통증하고는 전혀 상관 없었기 때문에 외면하며 잘 살아왔다. 하지만 작년 갑작스럽게 겪어본 사람밖에 알 수 없는 말로 형용할수 없는 미친 치통이 찾아왔다. 지금까지 외면했던 사랑니를 더 이상 모른채 할 수 없었기에 바로 집 앞 치과로 뛰어갔다. 진단결과 반매복 삐뚤어진 수평 사랑니로 인해 염증이 생겼다는 것. 일정이 있어서 바로 발치는 못한 채 진통제로 2-3일을 버티고 드디어 첫사랑니를 뽑게 되었다. 윗니는 2-3초만에 쑥 나를 괴롭힌 반매복 사랑니도 1-2분 만에 쪼개서 쑥 뺐다. 의외로 뽑는 거는 매우 짧고 간단했는데 사랑니 고통은 발치가 아닌 회복과정에서 찾아왔다. 생니를 빼서 그런지 피가 철철 났는데 거의 1주 이상을 입안에 피를 머금고 살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밤마다 수건과 휴지로 입을 닦으며 보내야 했다. 어느정도 괜찮아지고도 계속 음식물이  발치한 구멍으로 들어가 2-3달 정도는 불편했다. 워터픽으로 양치하며 계속 뽑아줘 염증이 안생기도록 했다. 이게 8개월전의 이야기. 인간은 기억의 동물이라 고통의 기억은 되풀이 하지 않으려한다. 그래서 오른쪽 사랑니를 뽑고 다시 왼쪽 사랑니들은 또 다시 외면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주 왼쪽 사랑니에서 느낌이 오기 시작했다. 첫경험땐 몰랐던 치통의 공포의 조짐. 그 고통이 훨씬 두렵기에 두렵지만 결국 마음을 가다듬고 치과를 예약해 어제 왼쪽 사랑니 마저 끝장내고 왔다. 첫 사랑니 때는 정신이 없어서 내 사랑니 사진도 못 찍었는데 그래도 경험이 있다고 이번엔 여유롭게 파노라마 발치한 이빨 사진도 잘 찍어왔다. 하루가 지났는데 저번과는 다르게 의외로 지혈이 빨리 됐다. 지난 번 보다 훨씬 회복이 빠를 거 같은 느낌이다. 아마 빨리 발치하고 지난번보다 철저하게 냉찜질하고 거즈를 오랬동안 물고있어서 그런가 보다. 아무튼 이제 사랑니와는 영원한 이별이다. 만나서 반갑지는 아니했지만 색다른 경험이었어~!